검증공원 주소





두 청년 집단 간 인식의 간극이 조국사태에 대한 첫번째 천착 지점이 됐어야 했다. 조국사태는 진보인사 가족의 일탈 차원의 문제를 넘어선다. 신자유주의적 경쟁교육, 부당한 능력주의, 배타적 가족주의, 승자독식 등 제도적 모순과 각박한 습속이 만들어낸 사건을 온전히 교육의 문제로 좁히면 안된다. 이 모순과 습속들은 해방 후 75년 동안 지하를 흘러다니는 마그마처럼 ‘사회적 지층’이 얇아질 때마다 지상으로 분출한다. 조국사태는 우리 모두의 사태였다.


삼성그룹 계열사를 상시적으로 감시할 내부 준법감시위원회가 출범한다.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을 맡은 김지형 전 대법관은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위원은 법률·경제·시민소비자운동 분야의 외부 전문가 6명과 삼성 관계자 1명 등 7명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감시위는 이달 말 삼성전자 등 주요 계열사 7곳과 협약을 체결한 뒤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준법감시제도는 기업 임직원이 법을 준수하는지를 감독·견제하는 장치로, 미국에서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의 준법감시위 운영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지난해 10월 환송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에게 과감한 혁신, 재벌폐해 시정과 함께 기업범죄를 차단할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 마련을 권고했다. 하지만 준법감시위의 활동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다. ‘삼성의 내부 준법 감시를 믿을 수 없고 김 전 대법관도 노조파괴 범죄를 변호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지난 18일 밤 대검찰청 한 간부의 상가(喪家)에서 양석조 대검 선임연구관 등이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에게 거친 말로 항의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유재수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사건’ 관련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낸 심 검사장에게 “어떻게 무혐의입니까” “당신이 검사냐”며 따졌다는 것이다. 상갓집에는 일반인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검사들이 고성을 지르며 상급자를 윽박지르고 모욕까지 줬다니 이 무슨 추태인가.


미·이란 충돌은 한국 정부의 대중동 외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선이 확대될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런 시기에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파병은 양국 간 충돌에 한국이 휩쓸리며 한·이란관계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킬 우려가 크다. 파병 추진은 중단하는 것이 마땅하다. 아울러 원유수급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정세와 시장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시나리오별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한다.


2020년 2월10일, 따뜻한 날이었다. 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졌지만, 화창했다. 마스크를 낀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봄날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절기로는 여전히 겨울이었다. 놀랄 만한 봄 소식은 태평양을 건너 왔다. 이날 낮(현지시간 9일 저녁)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한국영화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잇따라 전했다. 처음은 각본상이었다. 곧이어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고 끝내 최고 권위인 작품상까지 수상했다. 아카데미(오스카)상 4관왕. 앞서도 없었고, 앞으로도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2020년 2월10일은 한국영화사를 새로 쓴 날이었다.


정부가 1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확대경제 장관회의를 열고 ‘2020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최우선 정책방향으로 ‘경제상황 돌파’를 내세웠다. 어떻게든 지금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성장률을 2%로 예상하면서 내년 목표치를 2.4%로 제시한 것도 올해보다 나아진 경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취업자수는 25만명 늘리고, 고용률은 올해보다 개선된 67.1%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경상수지 흑자 폭도 595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단 하나의 일자리라도, 단 한 건의 투자라도 더 만들 수 있다면 정부는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각오로 일해달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의 최우선 가치를 일자리·성장에 두라는 주문이다.


경찰은 12만여 인력에 수사경찰만 2만명이 넘는다. 범죄 수사는 물론 사회 구석구석의 치안을 담당한다. 거의 독점적인 정보수집권을 가지고 있고, 국정원의 대공수사권도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공룡조직이 지휘 없는 1차 수사종결권까지 갖는 것에 시민은 걱정할 수밖에 없다. 경찰은 수사역량을 키우고 국민 모두가 수긍할 쇄신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보경찰의 불법사찰 방지, 자치경찰제 도입, 국가수사본부 신설에 따른 투명한 수사지휘권 행사 등을 담은 경찰개혁 입법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혁명적 자기개혁 없이는 힘들여 만든 민주적 통제장치가 ‘먹통’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검찰은 이제 견제받는 권력이 됐다. 그 결과로 수사권력의 오·남용이 줄면서 국민기본권 침해 역시 크게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검찰과 경찰도 ‘정치 검찰’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개혁을 위한 국민의 뜻과 국회의 결정을 검찰은 충실히 받들고 그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여러차례 말해왔다. 검찰은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다.


다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더 필요해 보인다. 공수처 입맛에 따라 선별적 수사가 가능하다는 우려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자칫 정무적 판단이 개입할 경우 공수처는 정당성을 잃게 된다. 공수처·검·경 3자 협의체를 두고 거기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수사 착수, 수사 분담 등을 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가권력기관에 대한 ‘분권을 통한 견제와 균형’ 원칙은 공수처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많은 시민들이 휴일을 만끽하던 25일,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는 여느 때처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교통관제탑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25m 높이의 철탑 아래에서는 또 다른 삼성 해고노동자 이재용씨가 천막을 치고 지지농성을 벌였다. 시민들은 농성 현장에서 삼성 해고노동자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성탄절, 서울 강남 한복판의 풍경이다.


검찰 재수사로 드러나고 있는 해경의 부실 구조·수색 실상은 믿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해경은 참사 당일 항공구조 및 수색을 통제할 항공수색조정관(ACO)을 지정하지 않았다. 항공 컨트롤타워가 없었던 것이다. 그러니 헬기로 20~30분이면 이동해 치료받을 수 있었던 단원고 학생 임경빈군이 4시간여 방치된 끝에 숨지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ACO 역할을 대신한 해경 초계기는 구조·수색 대신 헬기 고도조정 등 임무와 해경청장 의전에 집중했다고 한다.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김 전 울산시장 관련 수사 첩보를 둘러싼 의혹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초 제보자는 김 전 시장 반대편에 섰던 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부시장인 사실이 밝혀졌다. 야당 후보에 대한 비위 첩보를 생산한 사람이 여당 후보의 측근이었다면 누구라도 ‘청부 수사’ 의혹을 가질 것이다. 한데 청와대는 그를 “민정비서관실 파견 공무원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다른 공무원”이라고 했다.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토토 고교 친구였다. 이 행정관이 비위 첩보를 재작성·편집해 백원우 민정비서관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백 비서관은 지난달 “첩보는 가공하지 않았으며 단순 이첩했다”고 다른 말을 했다. 입수 경위를 놓고서도 행정관은 비위 첩보를 스마트폰 SNS를 통해 받았다고 하고, 송 부시장은 행정관이 울산 동향을 물어 보내줬다고 한다. 서로 말이 다르다. 이러니 청와대가 뭔가 감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불신이 증폭되는 것이다.


비건이 던진 대북 메시지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을 들고 오라며 제시한 ‘연말 시한’에 미국은 얽매이지 않겠다는 점이다. 해를 넘겨 내년이 되더라도 북·미 양측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협상 열의가 식지 않았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은 균형 있는 합의를 위한 유연성 있고 실현 가능한 창의적 방안을 내놓을 것이며 북한의 모든 관심사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한 것도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이후’ 검찰개혁 동력 저하를 우려해 법무부로부터 개혁 방안을 직접 보고받고 챙겨왔다. 앞으로는 추 내정자를 통해 권력기관 개혁 작업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 법안은 추 내정자 인사청문 절차가 끝나기 전에 처리 여부가 결정날 수 있다. 추 내정자는 초유의 검경 토토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신설에 따른 각종 갈등과 이해를 조율하면서 권력기관 개혁의 대미를 장식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맡게 된다. 아울러 직접 수사부서 축소, 중요 수사에 대한 검찰총장의 장관 보고 등 남아 있는 제도 개편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특히 검찰이 청와대를 겨냥한 고강도 수사를 벌이는 비상한 시기에, 긴장관계와 파열을 조정하며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리더십도 요청된다. 검찰에 대한 감찰권과 인사권의 ‘적절한’ 행사도 검찰권력의 제도적 통제를 위해 필요하다.


사생결단식 대치 토토 속에 여야가 보이는 모습은 더욱 가관이다.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또다시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국회 본회의 자체를 막겠다는 전의(戰意)를 거듭 확인했다. 황교안 대표는 “선거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은 독재의 완성을 위한 양대 악법”이라며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했다. 지나친 비약이다. 선거제를 개혁하는 근본적 이유는 유권자의 토토 지지만큼 의회 권력을 배분하는 데 있다. 최고의 정치개혁은 선거제 개혁이란 말이 나올 정도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가 내놓은 결정서로 미뤄볼 때 올해 한반도 정세는 토토 격랑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대북정책도 한반도 긴장을 낮추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당장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같은 미국 내 강경파들이 ‘모든 군사훈련 재개’를 주장하고 있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태도가 강경하게 흐르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올해 한반도 정세의 1차 고비가 될 가능성이 있는 2월 말~3월 초 한·미 연합훈련의 조정도 필수적이다. 행동으로 뒷받침할 형편이 안된다면 남북관계에 대해 가급적 말을 아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남북관계에서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을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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